삶.의.기.록366 시.간 앞선 여행자가 새로 산 트래킹화를 보이며 가볍게 몇걸음을 앞서 나아가고 빠르게 몇달음을 나아간다 그렇게 여행자가 지나가고 어제를 누구도 보다 앞서 걸어 왔고 오늘도 뒷쳐지지 않게 걷던 트래킹화는 발가락을 조이고 발바닥마저 아프고 뒷꿈치까지 애려온다 더 늦기전에 트래킹을 갈아 신었다 그러나 어제만큼 걸을 수 없었다 발가락은 여전히 조이고 발바닥의 아픔과 뒷꿈치의 애림은 여전히 더딘 걸음을 바꿀 수 없었다. 초조하다고 걸음을 바꾼 지구의 여행은 한동안 더디고 지루한 나아감에 답답하다 몇명의 여행자를 보내고 나서야 지구의 여행은 내 속도와 템포가 근원이 되어야 하는 여행이다 2023. 1. 10. 문.득 지구의 여행길에서 문득 걸음걸음마다 수많은 생각이 머리를 어지렵히고 망설이게 한다 그 생각이 중요하거나 중요하지 않다는 순서의 문제도 아니고 필요하거나 필요하지 않다는 해결의 도움도 안 되지만 생각들 하나하나는 오늘은 한 시간을 잡아먹고 어제는 몇 시간을 붙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중요할까 필요한 것일까 오늘의 생각만도 아니고 어제의 해묵은 생각도 아니다 분명한 건 지구의 여행은 생각의 마침표를 찍고 변곡점의 생각을 끊을 수 없는건 여행자로서의 막연히 짊어지고 있고 불안의 집어삼킨 삶이 아닐까 2023. 1. 9. 감.사 오늘 걷는 것이 어제의 걸음만큼 달리 할 게 없기 때문에 행하는 눈떠 손 뻗어 물컵을 집어 생각을 깨우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여행자에게는 오늘을 걷게 하는 희망이고 다시 시작해 어제를 걸을 수 있는 기대이다 그 일상의 지구 여행에 감사하며 오늘 걷는 것에 묻지 않고 응원하고 어제의 걸음에 수식 없이 박수를 보낸다 이렇게 지구의 여행은 건조하다 박수에 인색하고 응원에 앞서 이유 없는 야유가 앞선다 디딛는 오늘의 걸음에 내딛는 어제의 걸음에 아낌없는 지지를 보낸다 오늘의 나에게 어제를 묵묵히 걸었던 나에게 2023. 1. 8. 시.작 발을 내딛으면서 목을 축인다 멈추는 것에 두려움 잠시의 머뭇거럼에 대한 불안 지구의 여행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처음 걸었던 그 탄력은 본디 없었던 것처럼 사라져서 죽을 만큼의 고통을 주고 의심과 망설임으로 또 다른 끝이 된다 지구의 여행은 적어도 지금은 멈추면 안된다 수많은 여행자들이 다시 걷는 것에 부족한 노력이나 모자란 의지 탓하지만 분명 그렇게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그 찰나의 목마름만 참을 수 있었다면 아니 참는 것을 떠나 흔들려 옷을 흠뻑 젖을지언정 걸음을 멈추거나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2023. 1. 6. 눈.물 흐르는 눈물에 앞을 볼 수 없었다 다리는 점점 무거워지고 머릿속에는 온통 막막함과 두려움에 채워져 무거워지는 다리만큼 주저앉아 이렇게 힘든데 왜 주저앉지 않냐고 생각은 몸을 주저앉히고 있었다 그렇게 한 발도 떼지 못하고 두려움에 사로잡혀선 오늘은 걷는다 그렇게 쉬어가면 어떻겠냐고 타협하며 잠시 바람을 느끼지만 불안하다 불안하기만 한 게 아니다 오늘을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근심에 무력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엄지발가락에 꽉 힘을 주고 풀린 허벅지에 쭈삣 털 마디마디마다 신경을 세워 전두엽에 해마를 때려 머리를 깨운다 지구의 여행에서 발걸음 내딛지 않는다는 건 죽음을 맞는 것일 것이다 쉬지 말고 왼발을 오른발을 힘차게 내딛는 것으로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밖에 없다 2023. 1. 5. 평.범 여행길을 벗어나고 싶지도 않았고 다른 여행길을 기웃거리고 싶지도 않다 그저 처음 시작한 여행길에서 완주라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구의 여행길을 오늘 걷던 길을 낯설지 않게 출발점의 마음 가짐으로 오늘도 걸어 나아가고 싶다 그러나 지구의 여행길을 걷던 길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벗어날 것 같지 않던 여행길을 벗어나기 일 쑤였다 그럼 어떻게 해야만 하는 걸까 계속 걸어야 할까 다시 걸어야 하는 걸까 순탄하고 평범할 것만 같던 여행길에 왜 이런 혼란이 늘 도사리고 있는 걸까 분명 똑바로 반듯하게 예쁜 꽃에 한눈을 팔거나 여행길을 잃을까 잠깐의 휴식에도 벗어날까 봐 눈은 절대 감지 않았는데 오늘도 평범하게 걷고 싶다 앞선 가는 여행자가 어깨를 치면 말을 건낸다 "평범은 다 가졌을 때 누리는 것이라고" 2023. 1. 4. 목.적 벌써 2023년 1월 3일 여행의 목적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앞길을 살피고 걸어온 길을 점검 하면서 지구의 여행을 목적을 잃어버리지 않게 배낭을 등에 더욱 단단히 밀착시키고 두 손으로 끈을 더욱 질끈 거머쥔다 오늘 걷는 이 길이 차곡차곡 쌓아 목적을 이루는 여행으로 돌아 돌아 만나는 목적으로 오늘을 기억하고 오늘을 잊지 않도록 2023. 1. 3. 이.미 지구의 여행은 그렇게 순식간에 오늘을 삼키고 벌써 2023년은 하루가 지나고 몇 시간을 넘기고 수십 초를 허비했다 이렇게 여행은 걷자마자 한 손 가득 모아도 넘칠 것만 같았던 시간을 이미 써버렸다 걸은 만큼만 줄어드는게 아니라 움직이지도 않고 쉬었다는 흔적도 없는데 자꾸만 줄어드는 시간을 도무지 잡을 수 없었다 적어도 의미를 부여하고 명확하게 목적이 부여된 시간이었으며 좋으련만 2023. 1. 2. 만.남 지구의 여행 매 순간 여행자를 만나고 헤어지는 거듭된다 행여 여행자들 틈바구니에서 벗어나기라도 하면 견디기 힘들고 사무치게 애리는 외로움에 죽을 만큼 힘겹다 당연히 그 수많은 만남이 하나하나 소중한 것이 아님이 분명할진대 기억은 모든 것을 겹겹이 쌓아놓는다 지구의 여행은 그렇게 여행자들 속에 머무는 것 자체의 안도감에 무엇이 되었던 어찌 되었건 손을 맞잡고 상상한 여행이 어긋날지라도 여행자의 손을 잡는 것에 한사코 주저하지 않는다 지구의 여행은 그러면 안 되는 것이 아닌가 오늘만 걷고 마는 그런 무책임하게 떠밀려 걷는 여행은 아니지 않은가 오늘도 모여있는 여행자들 틈틈을 비집고 둘러앉는다 손을 던져 맞잡고 어디까지 함께 걸을지도 모르면서 깍지는 더욱 단단히 감싼다 지금도 힘든 줄도 모르고 가지런히 발자국.. 2023. 1. 1. 이전 1 ··· 35 36 37 38 39 40 41 다음